방금 오랜만에 투자쪽에 있는 지인을 만나고 왔습니다.
기분 좋게 다시 책상에 앉았는데, 참 묘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대표님은 진짜 멘탈이 강하신거 같아요, 라는 말을 들었거든요.
멘탈이 좋다라는 말을 요즘 꽤 빈번하게 듣는 거 같습니다.
실은 이런 말을 듣는게 꽤 수줍습니다.
왜냐면 전 감정 기복은 쓰나미 급으로 몰려오는 사람인데다가,
나의 가치를 자꾸 외부와의 관계에서 찾는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이제서야 수줍은 고백을 해보자면, 아직도 생생한 기억 중의 하나가 대학교 때 침대에서 엉엉 울었던 순간인데 실은 그 이유가 아무도 날 찾아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엄마가 제발 하루라도 집에 붙어있으라 하실 정도로 늘 빨빨 거리며 돌아다니는 성격이었는데, 문제는 혼자서 할 줄 아는 게 없었다는 거죠. 늘 누군가와 밥을 먹고, 이야기를 하고, 팔장을 끼고 돌아다니며 다른 사람에게 계속 관심을 갈구 했었거든요. 그래서 실컷 울었던 그날은 안그래도 미리 잡힌 약속이 없어 학교 수업이 끝나고 바로 집에 왔는데, 오는 길에 만나자고 문자를 수없이 돌렸지만 번번히 다 까였던거죠. 괜시리 약속이 생길까 씻지도 못하고 침대 위에 오도커니 앉아 있었는데 결국 마지막 답변까지 오늘은 어렵다고 오자, 난 사랑받지 못하는 사람이구나 싶어 대성통곡을 했습니다.
지금은요?
밥도 혼자 먹고, 혼자 쇼핑도 잘하고요.
아, 제발 아무도 말을 안걸어서 입에서 단내 날 정도로 말을 안하는 날이 하루라도 있었으면 좋겠다 싶습니다.
사업 3년차에 접어든 요즘,
창업을 하고 얻은 게 무어냐 물으신다면
제 답변은 멘탈이겠네요.
참. 사람이 어떻게 변하니!